이태원 참사 출동 소방관, 트라우마로 잇따라 숨진 이유…누구도 놓칠 수 없는 이야기

2022년 10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인근 좁은 골목에서 핼러윈 축제 인파가 밀집하며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159명이 사망, 약 196명이 부상하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인파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되었죠. 피해자 대부분은 20~30대 젊은이들이었고, 외국인 희생자도 포함되어 있어 그 안타까움은 더욱 컸습니다. 당시 현장에서는 많은 소방관과 응급대원이 투입되어 구조와 수습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1. 참사 이후 이어진 소방관들의 정신적 고통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은 다수의 시신을 운반하고 유족들의 절규를 목도하며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었습니다. 이후 우울증이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호소하며 장기간 치료를 받아온 사례도 많습니다.

실제로 소방청 조사 결과, 소방공무원 중 PTSD를 경험한 비율은 7.2%, 우울증은 6.5%, 그리고 자살위험군은 5.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한 달 내 PTSD 증상 경험률이 40%에 육박하며, 수면장애와 우울감도 각각 46%, 45%를 기록해 정신건강 위기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 “숨진 소방관 또 있었다” – 최근 연이은 소식

사례 1: 인천 소방대원, 실종 10일 만에 사망

2025년 8월 20일, 이태원 참사 당시 지원 출동했던 30대 소방대원 박모 씨(인천소방본부 소속)가 실종된 지 10일 만에, 경기도 시흥시 한 교각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그는 참사 이후 우울증 진단을 받고 올해만 12차례의 심리 치료와 병원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 없이, 자살 도구도 현장에 있었다며 수사를 종결했습니다. 이는 그의 극단적인 선택이 참사에서 비롯된 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와 깊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사례 2: 경남 고성소방서 소속 40대 A씨, 공무상 요양 신청 불승인 후 숨져

그로부터 하루 뒤인 2025년 8월 21일, 경남 고성소방서 소속 40대 A씨(소방장)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 역시 2022년 참사 현장에 출동한 경력이 있으며, 다수 시신 운반 및 유족의 절규를 목도하고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합니다.

이후 A씨는 2025년 2월 말, 참사 트라우마를 이유로 공무상 요양을 신청했지만, 인사혁신처는 사건 발생 2년 뒤 초진을 받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며 불승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후 질병휴직과 복직을 반복하던 중, 결국 지난달 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채 발견되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타살 흔적도 없었습니다.

고성소방본부는 유족이 공무상 순직 신청 의사를 밝히면 후속 절차를 지원할 방침이라 밝혔습니다.

3. 왜 지금까지도 소방관이 목숨을 잃는가?

지속적 트라우마 노출: 참사로 인한 충격이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고, 심리적으로 악화되어 우울증·PTSD 등의 정신질환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제도의 미비: 공무상 요양 승인 거부 사례에서 보듯, 사건과 정신질환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이 있습니다.
지원 체계 부족: 정신질환을 겪는 현장 대원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사후 관리가 부족합니다.
직장 내 문화 문제: PTSD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분위기가 부족합니다.

4. 앞으로 무엇이 필요할까?

트라우마 예방 및 조기 지원 시스템 구축
출동 직후부터 정기적 정서 검사와 심리 상담을 제공하고, 트라우마가 의심되면 즉각적인 개입이 가능해야 합니다.
제도적 보장 강화
공무상 요양 인정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선하고, PTSD 등 참사 트라우마를 공무와 연관된 질병으로 명확히 인정해야 합니다.
사후 관리 체계 확립
치료 이후에도 후유증이 남는 사례들이 많으므로, 장기적 추적 진료와 지속적 돌봄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심리적 안전망 조성
직장 내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숨기지 않고 공유할 수 있는 문화 조성과, 동료 감독의 초기 발견 능력 강화가 중요합니다.

5. 마무리 – 잊지 말아야 할 교훈

이태원 참사는 단순히 인파 붕괴 사고가 아니라, 현장의 구조자들에게도 깊고 오래가는 상처를 남긴 참사입니다. 최근 소방관의 잇따른 사망 사례는, 그 상처가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구조자들을 지키는 것을 ‘의무’로 여기며, 그들이 겪은 트라우마를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을 치료하고, 회복시키고, 존엄을 지켜줄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 그리고 따뜻한 공동체의 눈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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